학교폭력 예방교육(선함이란)
갈등이 발생하면 누가 옳은지, 그른지 판단하는 데 너무 많은 힘을 쏟게 된다.
애시당초 옳고 그름이란 것 자체가 허상이 아닐지. 기독교에서도 죄는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게 해주는 열매를 먹으며 시작된다.
- 회사에서 꼰대 예시로 자주 나오는 논쟁거리. '메뉴는 통일하지.'
- 그런데, 그 이면엔 선한 판단 근거가 있을 수 있다. 자, 이제 누가 쓰레기지?
갈등의 본질은 ‘누가 옳은가’보다 ‘왜 그런 판단을 했는가’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저희 머리 기르면 원장님이 잘라주셨죠, 근처 이발소에서 봉사 왔었잖아요. 왜 굳이 직접?”
“봉사라고 다 공짜가 아니야.
서류 요구할 때도 있고, 괜히 미안하니까 오시면 대접해드려야 하고.
수고비도 드려야지. 먼 곳에서 오셨다면 택시비도 드리고.”
“차라리 내가 배워서 자르는 편이 낫겠구나 싶었다, 부끄러웠니?”
“예. 우리 원장 선생님이 깎아줬어, 라고 말하지도 못하니까….”
“애들이 부끄러워할 줄 알고 열심히 배웠다. 2년 정도였나?
내 보기엔 솜씨가 그럴싸한데, 가게가 아니라
원에서 머리를 자른다는 거 자체가 아이들 마음엔 흠집이 되었던 거야.”
“선(善)한 일이란 전부 그렇단다.”
“공자야. 아무리 선한 의도라도 받는 상대의 부끄러움 한 점을 이기지 못해.
아무리 노력해도 내가 노력한 과정이 상대방의 머리에 그려지진 않아.
봉사는, 언제나 서툴러 보여서 사람들이 쉽게 비웃는단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원장실에서 자르면 안 되었어.
머리 깎는 와중에 창문으로 다른 애들이 자꾸 훔쳐보잖니.
그러니 부끄러움을 느끼는 거야. 쓰지 않는 창고를 청소해서,
그럴싸한 커튼으로 가린 다음, 머리 깎을 때만 거기에 가는 식으로 시스템을 짰어야지.”
“어린아이의 머리를 한 번 자르는데도 그만큼 계산을 굴려야 한단다.
아이가 부끄러워할 거라는 걸 예상하고, 왜 부끄러워하는지 분석한 다음,
부끄러움의 원인을 아예 막아버릴 장치를 만들어야지.”
“명심하렴, 공자야. 착한 짓은, 선은, 의도가 선한 것만으로는 절대 이루어지지 않아.
차라리 네가 정말로 나쁜 짓을 계획하고 있다고 마음을 먹으렴.”
“나쁜 짓이요……?”
“어떤 사람을 도우려 할 때, 그 사람을 죽인다고 계획해보는 거야. 마음속으로.”
“살인은 그냥 이뤄지지 않아. 마음 먹는다고 해서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지, 절대.
그런데도 꼭 살인을 계획 해야겠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도구를 준비해야죠.”
“그리고?”
“살인 장소를 정하고… 시간을 정하고.”
“그리고?”
“상대방의 생활 패턴을 알아내야 해요. 그래야 상대방이 가장 방심했을 때,
내 범행이 들킬 염려가 제일 약할 때 살인을 하니까요.”
“그리고?”
“……살인한 다음에는 시체를 생각해야죠. 어디에 어떻게, 언제 버릴 것인지.
어떻게 하면 세상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을지도 생각하고,
알리바이도 미리 만들어두고. 만약 경찰들이 탐방올 때를 대비해서
그때 지을 표정과 얼굴, 제스처, 말도 전부 생각해서….”
“그리고?”
“만일 들켰을 경우까지 생각해야죠. 도피처, 변호사, 변호 논리, 아니면 여론전, 정신병 진단서….”
“그래.”
싹둑.
“악인들조차 한 번의 악행에 그만큼 정성을 들인단다.”
“공자야. 네가 선을 행하려거든 반드시 악인보다 더 철저해져야 한다.”
“선은 물과 같아. 그렇지만 가만히 내버려둬도 산정에서 흘러내리는 강이 아니다.
흐르면서 모든 걸 깨부수는 폭포는 더욱더 아니야.
선이 물이라면 그저 우물이란다. 계절이 가물고 땅이 메마를 때,
흙을 부수고 암반을 깨야만 비로소 한 바구니 길어올릴 수 있는 우물이야.”
SSS급 죽어야 사는 헌터-284화
- 이 글이 여러분의 마음을 울리길..
- 그러나, 선을 쌓는 행위보다 무너뜨리는 것이 더 쉽고 즐거운 것이 사실. 수행은 어렵지만, 타락은 쉽다.
- 그럼에도.. 짧게 보면 악이 쉬운 선택이지만, 선이 결국 행복,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에 이르게 한다. 불교와 기독교와 도교와 기타 등등 종교에선...
- 뭐,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살아남은 위대한 사상들이 대부분 '선'을 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단순 진화론적인 접근에서도 선이 살아남는 데 유리하다는 것..
----2025.2학기 초반 학폭 예방교육을 하다 든 생각.
선을 정의하기 어렵지만, 한 가지 특성을 찾은 듯하다. 선은 그 자체로 있는 것이다.
악에는 이유가 있다. 돈이라든가, 자신의 안위라든가, 안락이라든가, 쾌락이라든가. 하지만, 선은 그 자체로 있는 것. 기원을 파고들어 그 스스로에게 그 자체가 되는 것을 찾아내면, 그것이 선이지 않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