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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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 ==자기노출의 차이== 여성의 경우 친해지면 자기노출이 많아진다. 반면 남성들의 경우, 친한 사이에서도 사적인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노출과 친밀감에 관한 초창기 연구에선 자기노출이 친밀감과 동일한 의미를 나타낸다고 생각하였으나, 남성들의 경우에선 그렇지 않았다.<ref>이유미."20대 남,녀 대학생의 자기 노출 인식 양상 비교 연구". 인문과학연구(2009) p.83</ref> 남성의 경우, 친한 정도가 의사소통의 자신감, 친숙함을 결정하는 절대요인이라 할 수 없는 반면, 여성은 친한 정도가 의사소통 자신감, 친숙함과 관련이 있었다. 여성들의 프레임 안에서 상대가 자기 노출을 해오는 것은 나에 대한 호감을 가지고 친해지고자 하는 행위로 인식하게 되기 때문에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ref>이유미."20대 남,녀 대학생의 자기 노출 인식 양상 비교 연구". 인문과학연구(2009) p.91</ref> 친밀감에 대해 덧붙이자면.. 남성들 사이에선 전혀 친해보이지 않는 사이에서도 실제로 가까운 경우가 왕왕 있지만, 여성의 경우, 보이는 것과 실제 친밀감이 일치하는 듯하다. 이러한 차이 때문에 여성은 남성이 자기노출을 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갖고, 남성은 여성의 요구에 대해 불만을 갖게 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고 만다. 상대가 주로 사용하는 의사소통방이 어떤 형태인지 파악하여 서로 부담을 주지 않도록 배려한다면 이러한 일로 발생하는 갈등은 줄어들 것이다. 당연하지만 자기노출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연인관계 안에선 자기노출이 높게 나타난다. 자기비노출 지수가 높을수록 상대에 대한 만족도가 연애 상대자보다 한 단계씩 낮고, 의사소통의 만족감에서도 차이가 있었다.<ref>이유미."연인 간 의사소통에서 자기 노출 양상 연구 - 20대 대학생 연인을 중심으로". (2010) p.171~172</ref> 남녀의 자기노출에 대한 기대치가 다른 이유로 남성은 여성에 비해 자기노출에 대한 부정적인 결과에 더 집중하여 자기노출을 꺼린다는 연구결과가 있다.(1993. Delega 외<ref>앞 논문에서 재인용</ref>) 기대치의 차이는 관계의 만족감의 차이로 이어지며, 객관적인 자기노출 정도와 관련 없이 상대적인 만족감이 떨어지게 된다.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의 차이== 부부싸움의 80%는 여성 쪽에서 시작한다. 여성은 스트레스에 빠르게 반응하고 느리게 회복된다. 이것이 싸움을 여성이 시작하는 이유가 될 수 있겠다. 한편, 사람 사이의 갈등에선 여성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지만, 남성은 보복의 기회를 얻기 전까지 스트레스 상황에서 회복되지 못했다. 이것이 남성이 먼저 시작하지 않는 이유라 할 수 있겠다.<ref>(Dolf Zillman, "Cognition-Excitation Interdependences in Aggressive Behavior", Current Theoretical Perspectives on Aggressive and Antisocial Behavior Vol14 no.1, pp.51~64. 타라 파커포프(2012).『연애와 결혼의 과학』. 민음사. p.179에서 재인용.</ref> 여성이 주로 시작하는 이유를 남성이 이미 주도권을 쥐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이미 주도권을 쥐고 편한 사람 입장에선 굳이 싸움을 시작할 필요가 없기 때문. 나의 경우, 묵인했던 것들이 있음에도 아내가 무언가를 문제삼는다면 나도 그간 묵인했던 것들에 대한 방어기제를 펴고 반격을 시작한다. 그 싸움에서든, 이후에 이어지는 일상에서든 충분한 복수를 하기 전까지 난 멈추지 못했다. 아내는 이것이 일정 선을 넘어가면 불쾌해하기 시작한다. 그럼 나는 말을 줄일 수밖에... ===공적과 사적=== 공사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은 연인 사이의 사적인 대화내용을 공공연하게 말하기도 한다. 무언가를 잘 하지 못해 사적으로 타박하는 데에는 그닥 타격이 없던 사람도 그 일을 관계 밖에서 언급할 때 상처를 입기도 한다. 공사구분이 뚜렷하지 않은 이에겐 그 상처가 잘 공감되진 않는다. 상황에 따라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상대에게 알려주고 배울 필요가 있다. ==데이트각본의 차이== 청소년기엔 연애가 금기시되지만(이런 관점도 점차 바뀌어가는 추세이다.), 대학생이 되면서부턴 반대로 의무화 되어버린다. 이런 급격한 환경의 변화에 이어 훈련의 부족으로 이성에 대한 환상은 연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내면화된 규범이 없으니 '연애를 한다면 이 정도는...', '남자친구라면 이 정도는..' 따위의 사회적으로 알려진 행동을 흉내내게 된다. 그러나, 이런 데이트각본이 관계에 갈등을 불러온다. 대부분 규범이란 소비에 관련된 것으로, 연애는 커플로서 물건을 구입하고, 문화생활을 즐기는 소비의 과정이라 여겨진다.<ref>천혜정."여대생의 체험을 통해 본 이성교제의 의미". 가족과 문화(2005) p.6</ref> 연인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유행을 따르며, 선물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알려진 행동이다. 고작 그게 전부이다. 이러한 데이트각본은 소비지향에 치중되어 있는데(미디어의 영향으로도), 소비사회가 권하는 각본에 따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주체적으로 만들어가려는 자각이 필요하다.<ref>천혜정."여대생의 체험을 통해 본 이성교제의 의미". 가족과 문화(2005) p.7</ref> 이러한 데이트각본으로 인한 갈등은 여성의 친구들로부터 야기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기본적으로 정보교환이 많은 여성의 교우관계에서 친구를 위해 한 마디 던져준다는 게 갈등의 씨앗을 뿌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없던 생각까지 자라나 현재 상황에 대한 불만을 품게 되곤 한다. 선의가 만나 악한 결과를 낳는다니, 인생 참 어려운 일이다. ==질투의 차이== 질투는 가치 있는 관계나 질관계의 의 위협에 대한 반응"(Pines(1992)<ref>김교헌."남자의 질투와 여자의 질투:연인 관계에서의 질투의 성차". 한국심리학회지(2004):771-792 에서 재인용.</ref>).이라 할 수 있다 질나의 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한 당연한 반응. '화'와 비슷한 방어기제가 아닐까. 투는 관계의 산물이자, 관계의 질을 지속하고자 하는 동기의 산물이인 것다. 질투는 흔히 시기(envy)와 섞여 혼동되기도 하는데, 시기는 '가지지 못한 데에 대한 반응'이라면 질투는 '가진 것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데에 대한 반응'이다. 질투엔 관계를 점검하고 유지하거나 향상시킬 수 있는 순기능이 있는 반면, 건강과 관계를 해칠 위험도 높다. 사회-인지 이론가들은 질투가 1. 기존관계에서 얻던 보상이 위협을 받는 것과 2. 자기개념이나 자존감의 어떤 측면이 라이벌에 의해 도전을 받을 때 일어난다고 주장한다.<ref>김교헌."남자의 질투와 여자의 질투:연인 관계에서의 질투의 성차". 한국심리학회지(2004):771-792</ref> 즉, 자신의 소유한 자원에 어떤 피해를 입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 볼 수 있겠다. 남녀의 질투요인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남성의 경우 성적부정에 큰 혼란을 겪고, 여성의 경우 정서적 부정에 큰 혼란을 겪는다. 이는 진화심리학에서 남성은 남의 자식을 자기 자식으로 잘못 알고 키우는 것이 핵심문제인 반면, 여성은 양육기간동안 자원을 제공하지 않는 정서적 배신을 하는 것이 더 치명적이기 때문으로 설명된다. 다만, 남성과 여성의 격차를 두고 보면 남성이 상대의 성적 부정에 큰 혼란을 겪지만, 성적부정과 정서적 부정 둘만 놓고 보면 남성 쪽에서도 성적 부정보다 정서적 부정이 더 치명적이었다. 다만, 연령, 출생순위, 결혼상태 등 요인들에선 유의한 효과를 발견하지 못한 연구가 상당한데, 이로부터 질투가 종 전체적으로 일관적이게 나타나는 현상으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다만, 개인격차는 상당해 상대가 서로 질투하는 이유나 질투의 역기능을 뒤집어 쓴 상대가 어떤 감정을 느낄지 이해하지 못해 갈등이 심화되는 듯하다. ==의도의 차이== "선의도 탐욕만큼이나 위험할 수 있다. 성찰할 여유를 갖지 못한다면."<ref>문유석(2018).『쾌락독서』. 문학동네 p.132</ref> 나는 습관처럼 무지, 멍청함이 '악'이라고 말하는데, 문유석판사님은 '타인의 입장에 대한 무지가 곧 악'이라 주장했다.<ref>문유석(2018).『쾌락독서』. 문학동네 p.192~193</ref> 행동 하나가 누군가에게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걸 생각하지 않은 채 남들 하는 대로, 관습에 따라, 지시받은 대로 성실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악이다. 여자의 'no'는 'yes'니까 남자가 좀 터프하게 밀어붙여야 된다고 믿는 남자들. 무지는 공포와 혐오를 낳는다. 무지한 성실함만큼 대처하기 곤란한 것도 없다. 상처를 본 본인은 상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상태였기에. 좋은 의도로 시작한 일도 상대에게 상처가 될 수 있음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하면 선의와 선의가 부딪혀 악을 낳고 만다. ===비이기주의=== 두 사람이 함께 뭔가를 하려고 의견을 나눌 때마다 A는 A대로, B는 B대로 각자 자기 바람을 제쳐둔 채 상대방의 뜻을 지레짐작해서 편들어주는 것. 문제는 상대방이 무엇을 진짜 바라는지 알아낼 수 없을 때가 자주 있다는 것. 둘다 전혀 바라지 않던 일을 해 놓고도 자기 의에 취해 만족하며 합당한 특별대우를 기대한다. 이에 더해 상대방이 자신의 희생을 너무 간단히 받아들인다는 불만을 품게 된다. 의견충돌은 제 뜻을 고집하느라 생긴 게 아니라 거꾸로 상대편의 뜻을 고집하느라 생기기도 한다. 이런 형식적인 비이기주의. 이는 이타주의와 명백히 다르다.<ref>C.S.루이스(2018).『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홍성사 p.152~153</ref> ====백기사 신드롬==== 서로를 향한 호의가 완벽하게 균형을 맞출 수는 없다. 컴퓨터처럼 사랑을 하는 게 아닌 이상 누군가 한 사람이 조금 더 부어주는 형태가 될 수밖에. 더 사랑하는 쪽이 더 커다란 호의를, 더 많이 부어주면 된다. 그러나, 여기에 함정이 숨어있다. 더 큰 호의를 베푼 사람은 은연중에 상대방이 자신과 같이 해줄 것을 기대하고 만다. 받은 사람은 그 호의가 고마울 뿐 상대의 마음 이면까지 살펴볼 순 없다. 처음엔 그렇지 않았더라도, 호의를 넘긴 사람은 은연중에 기대감을 키워가고, 호의를 받은 사람은 고마운 마음만 키워갈 뿐. 문제는 호의를 받은 사람이 호의를 준 사람과 같은 상황에 놓였을 때 드러난다. 호의를 준 사람은 똑같은 상황에서 상대방을 위해 이래저래 행동했는데, 호의를 받은 사람은 그 상황에서 조금 다른 선택을 한다면 호의를 베풀었던 사람은 서운함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흔히 보는 클리셰에서 '복수의 굴레는 끊어야 한다'고 하지만, 호의의 굴레는 간과하곤 한다. 건네는 주체가 다르긴 하지만, 호의 또한 건네고 난 후엔 되돌아 올 것을 잊어야 한다. 그래서 감히 감당하지 못할 호의는 건네지 않아야 하리라. 상대방이 자신이 했던 것처럼 해주길 강요하는 것. 이는 감정적 폭력과 다를 바 없다. 호의를 받은 쪽에선 상대방에 대한 분한 마음을 갖고 있어야 한다. '두고보자.. 이 은혜는 꼭..!' ==기대의 차이== "인간은 단지 피로하다고 화를 내는 게 아니라, 피로한 상태에서 예기치 못한 요구를 받을 때 화를 내거든" "기대가 충족되지 못했다는 실망감을, 권리를 침해당했나는 피해의식으로 쉽게 바꿀 수 있다 이 말이야."<ref>C.S.루이스(2018).『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홍성사 p.175</ref> 요구한 쪽에서도, 요구받은 쪽에서도 화가나는 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과업이 주어지는 일. 이는 큰 스트레스다. 이와 함께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예상치 못한 과업을 부여해야 하는 일. 이 또한 큰 스트레스다. 한 쪽이 무언가를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면 일의 주체는 상대가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고 생각하며 방어기제를 펴기 십상이다. 마무리되지 않은 일에 대해 마무리를 요구하게 되는데,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요구받은 이는 상대가 자신을 비난한다 생각하며 방어기제를 펴기 십상이다. 서로의 기대를 온전히 전달하는 연습이 필요하리라. == 전략의 차이 == 사람은 기본적으로 이득보다 손실에 조금 더 예민한 편이다. 어떤 의사결정에 있어 내가 생각한 최선의 전략과 차이가 나면 감정선이 틀어진다. 예컨대, 남편 쪽에서 태권도장 등록을 위해 오랜 기간 등록해서 할인을 크게 받으려는 생각으로 목돈을 사용했다면, 아내 쪽에선 합리적인 선택을 떠나 커다란 돈이 나갔다는 사실에서 불편함을 표하게 되기도 한다. 남편의 입장에선 훗날 함께 논의해도 더 좋은 선택지를 낼 수 없는 상황에서, 어차피 동일한 선택을 할 것임에도 아내가 불편한 내색을 했다는 것이 이해가 되지 않게 된다. 남편의 전략에 논리적이지 못한 불편함을 드러냈다는 것에서 '그럴 거면 처음부터 끝까지 지 맘대로 하지' 내지는 '왜 나의 의사결정이 바랐음에도 이런 불편함을 겪어야 하는거지?' 혹은 행동이 제한당했다는 불쾌감을 떠올리게 한다. 상대방의 선택에 있어 즉각적인 반응은 즉각적인 싸움을 부른다. ==차이의 원인== 피로사회에서 소개되었던 개념이 있다. 긍정의 과잉. 본래 자기착취를 의미하는 개념이지만, 연인이 되면 자타의 경계가 흐릿해진다. 이로 인해 서로의 성차를 무시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개념이 성적 갈등과 혐오를 만들어 낸 게 아닐까 조심스레 추측해 본다. 그러면서도 성차에 의한 다른 배려가 없으면 서로의 감정이 상하기 마련이다. 내가 당할 때와 내가 가할 때의 태도가 다르다. 우린 상당히 모순적인 입장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차이는 무시한 채, 할 수 있는 가능성, 대책 없는 긍정에만 의존한다면 서로의 싸움이 시작되리란 건 당연한 수순이다. ==이외== 차이가 아닌 부분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미숙함에서 오는 것들이다.(사실 이것들도 '차이'라는 프레임 안에 담을 수 있다.) ===자존심=== ====사람이 사람을 살해하는 주된 동기==== 건설현장 숙식 노동자가 자고 있는 사람을 찔러 죽였는데, 살해동기는.. 특정지역 출신 촌놈이라고 놀렸기 때문이었다. 40년 해로하던 부부도 아내가 '개눈깔'이라고 놀린 한 마디에 살해가 일어나고 만다.(어린시절 사고로 눈 한 쪽을 잃고..) 그 한마디에 트리거가 당겨진 것이다.<ref>문유석(2015).『개인주의자 선언』. 문학동네 p.135</ref> 표현의 자유엔 한계가 있다. 이것은 차이 이전에 가장 기본이 되는 역지사지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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