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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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의 의미== ===두 사람의 관계 선포 & 책임감 형성=== 사랑하는 사람은 책임에 대해 말하지 않고 그저 사랑할 뿐, 당위에 사로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미숙한 이들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 율법처럼. 그 누구도 완전한 인간이라 단언할 수 없기에, 스스로를 속박하기 위해, 책임 안에 몰아넣기 위해 결혼제도를 이용한다. ===부모님으로부터의 완전한 독립 선언=== 성인이 되면서부터 독립적인 인격체로 대우를 받게 되지만, 심적으로는 여전히 부모님의 그늘 안에 속해있다. 부모 또한 자식들을 보살피고 삶에 관여하는 행위는 성인이 되어도 끊어지지 않는다. 식을 기점으로 자식은 더 이상 부모님께 의지하지 않는, 부모는 더 이상 자식의 방을 치워주지 않는 관계가 되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달라진 관계방식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와 자식 사이에선 갈등이 생기고 만다. 며느리 생일이라 집에 찾아오겠다는 시부모님은.. 생일날에 부모님을 맞이하기 위해서 청소하고 하루종일 신경 쓰고 있어야 하는 입장은 고려하지 못한다. 결혼 이후엔 어른과 어른으로써 예절 대 예절로 상대의 가정을 대해야 한다. ==='''결혼의 소프트웨어'''=== 혼수, 식장, 신혼여행 등, 하드웨어의 준비에만 치중하다간 부부의 비전, 평생계획, 인격적 준비와 같은 문제를 해결할 타이밍을 놓치게 된다. 이 때문에 이혼률이 그렇게 높은 게 아닐까? 재정 관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앞으로의 목표는 어떤 게 있는가? 어떤 삶을 추구할 것인가? 어떤 사람이 되길 추구할 것인가? 어떤 형태의 사랑을 추구할 것인가 등 물어야 할 게 산더미처럼 많다. ===결혼의 하드웨어=== 식장, 드레스 등... 플래너를 구해 진행하는 게 편하긴 하다. 한 자리에서 다 정하고 빠르게 진행하기에 좋아. 플래너가 없이 직접 정하게 된다면 공부하고, 찾아보고, 한 자리에서 안끝나고 선택이 늦어지는 등 시간적 여유가 많이 적다. 그래도, 스스로 만들어가는 걸 즐긴다면. 함께 논의하는 일을 즐긴다면. 의사소통의 연습이라는 점에서도 나쁘진 않은 선택이다. === 허례허식? === 식(式)이라는 건 무의미하다. 그저 당사자끼리, 집안끼리, 아는 사람들끼리의 사회계약일 뿐, 이는 관점에 따라 이름 뿐인 의식이다. 마치 고전역학의 '에너지'처럼. 물리를 처음 접하는 이들에게 에너지는 효율적인 문제풀이를 위한 수학적 도구에 불과해 보인다. 구체적으로 느끼거나 볼 수 있는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마치 i 와 같은 가상의 개념으로만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상대론에서 E=mc^2로 에너지가 현실의 물질과 연동되고, 양자역학에선 그닥 쓸데없다 여겨졌던 자기퍼텐셜이 실재한다는 것을 보였다. 식(式)이란 건 기본적으로 허무하다. 한없이 가벼운 일이다. 물리적인 제약이 아니라 사회적인 제약. 그러나, 점차 시간이 지나며 이 식은 현실적인 의미, 제약을 갖게 된다. 무형의 개념이라 생각했던 것이 현실에 나타나 존재감을 발휘한다. 인간사회 안에서 식이란 그런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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